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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4.03.09 [장국의 알타이르/자가노스x바야짓] 문신
2014. 3. 9. 05:51

자가노스와 바야짓은 정사를 나눈 적이 있었다. 바야짓 뿐 아니라 자가노스에게도 위험한 도박이었다. 무엇이 둘을 이렇게 묶었는지 알 수 없었다.
단지 이미 벌어진 일이고 서로 당분간 이 관계를 바꿀 생각이 없었다. 두 사람은 1년에 두어번 밖에 만나지 않으면서도 섹슈얼한 관계를 이어나갔다. 자가노스는 장거리에서 움직일 수 있는 장치를 얻은 셈이었고 신관은 뜻을 관철할 도구를 얻은 셈이었다.


최근 도성 내 소문이 흉흉하다. 장국 무즈라크의 술탄이 친동생을 품는다 한다. 어찌나 문지방이 닳도록 드나드는지 하렘에 발길이 끊긴지 오래이더라.
장제는 루머를 듣고 입술을 떨었다. 친형제 간 동성애라니 사상 최악의 스캔들이었다. 실제로 있을 수 없는 소문이 파다한데도 술탄은 모른척 하고 있었다. 이것은 어떤 종류의 압박인건가.
일단 바야짓은 서둘러 자가노스에게 전보를 쳤다. 애초에 신뢰받지도 않았을 테지만 그 의심많은 사람이 그냥 넘어갈 사안이 아니었다. 물의 신전에는 자신과 외향이 비슷한 시동을 세운 후, 바야짓은 서둘러 장국으로 향했다.

자가노스는 톡 톡 검지로 책상을 두들겼다. 악의적인 소문에 불쾌해야 할 이유야 있었지만 사실 자신은 침착했다. 이런 소문이 위화감이 없을 정도로 술탄과 장제, 두 사람의 사이는 정상적인 형제 관계가 아니었다. 어쨌건 장제가 굳이 국경을 넘어 해명하겠다는데 말릴 이유는 없었다. 이미 국경을 넘어올 자유가 있다는 것 자체가 소문이 거짓임을 반증하는 것이겠지. 자가노스는 자택에 사람을 몰리고 밤에 찾아올 손님을 기다렸다.

사막의 밤은 쌀쌀하다. 바야짓은 한숨을 쉬며 몇 달만에 찾아온 정인의 집 문을 두드렸다. 조용히 문이 열렸다. 그리웠던 이의 얼굴을 보는 순간 자신도 모르게 얼굴이 풀어졌다.

"보고싶었습니다."

"무슨 일로 여기까지 오신건가, 장제." 

바야짓은 자신의 이름을 부르지 않는 자가노스를 보고 한숨을 내쉬었다. 역시 불쾌했구나. 

"소문에 대해서라면, 거짓입니다."
"알고 있다." 
"그런 것 치고는 미행이 붙었던데." 
"보험은 많을 수록 좋지."

그것이 당신의 말버릇이었지요. 바야짓은 빙그레 미소를 지었다. 자가노스는 봐도봐도 적응이 안되는 미모의 정인에게서 시선을 돌리고 차를 들이켰다.

"저는 신뢰받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이 세상에 완벽한 것이 어디있겠나. 나는 누구도 무엇도 믿지 않아."
"제게 붙인 미행은 형님을 감시하기 위한 목적도 있으시겠지요."

자가노스는 형님이라는 말에 인상을 썼다. 술탄 바라반. 머리아픈 상대였다. 애초에 신관에 대한 친형의 집착은 장난이 아니었다. 자가노스는 살을 섞은 첫날 신관이 성경험이 없었다는걸 확인했을 때 물의 정령이 가호하셨군이라고 생각할 정도였다. 형제애? 어느 형이 동생의 몸을 훑으면서 본단 말인가. 자가노스는 술탄이 장제의 초상화를 몇십개나 가지고 있다는 것에 기함을 했다. 그 행위도 정상이 아니었지만, 그것이 알려져도 상관 없다는 태도도 기가 막히다.

"어쨌건 저는 변한 것이 없습니다."

바야짓은 자가노스의 얼굴을 똑바로 쳐다보았다. 자가노스는 이 형제의 문제는, 술탄 뿐 아니라 장제 본인에게도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장제는 아는지 모르는지 모르지만, 남성성을 억누른 행동가짐이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묘한 가학심을 가지게 한다. 상당한 미인인 장희의 옆에 있어도 기죽지 않는 그의 미모도 남심을 부추기는 원인 중 하나겠지만, 남색가들의 입에서 장제의 이름이 끊임없이 나오는 이유는 성직자 같은 분위기도 한몫하는 것이 분명했다.
안되겠다. 오늘의 자신은 역시 냉정하지 못하다. 자가노스는 침착을 잃은 이유를 생각하지 못하고 고개를 몇번 좌우로 흔들었다.

"이만 돌아가는 것이 좋겠다. 보는 눈과 듣는 귀가 있을지도 모른다."
"잠깐, 제 눈을 보십시오." 

바야짓이 자가노스의 손목을 잡았다. 

"소문에 마음 상하신 것 압니다." 
"하? 마음이 상해? 그깟 소문과 내가 무슨 관계가 있기에 내 심기가 거슬린단게냐." 
"어쨌건 자신이 품은 사람이 다른 사람과 밤을 보냈다는 소문이 났는데, 기분이 좋을리 만무하잖습니까." 

그게 아니라고 말하려 했지만, 어째서인지 자가노스는 부정할 수는 없었다. 가슴안에서 흉흉하게 소용돌이 치는 것이 정체를 드러내기 직전이었다.

"장제께서는 내가 질투심이라도 느낀다는 것인가."
"네."

바야짓은 확신했다. 자가노스의 미간이 찌부려졌다. 더 말을 잇지 못하는 자가노스를 대신해, 바야짓이 천천히 자가노스가 자신도 모르게 꽉 쥔 손을 잡았다.
바야짓은 자가노스의 주먹을 들어올려, 천천히 자신의 볼에 대었다. 자가노스의 손이 약간 떨렸지만, 곧 손가락이 빠져나와 바야짓의 볼을 만졌다. 

"당신에게 확신을 주기 위해 이곳에 왔습니다. 정치 속의 약속 뿐 아니라, 정인으로서 믿음까지 드리기 위해."

자가노스는 거칠게 손을 뺐다. 부드러운 온기가 기분나빴다.
이 남자는 늘 이렇다. 그냥 체스말이면 체스말 답게 잠자코 판 위에서 춤을 추면 될 일이다. 아니면 판을 거절하고 언젠가 자신의 간계 위에서 제거되던지. 그것이면 된다.
마치 무엇이고 바칠 것처럼 둘 개인적 감상을 보여줄 이유는 없었다. 자가노스는 수많은 보고를 떠올렸다. -술탄이 장제에게 술을 따르게 했습니다. 술탄이 장제를 희롱하였고 장제는 그것을 웃음으로 넘겼습니다. 장제가 늦은 밤 술탄에게 불려갔습니다. 술탄이 장제를 데리고 먼 곳으로 갔습니다. 장제가 술탄을 보는 눈이 여전히 친애가 가득합니다. - 

자가노스는 숨을 들이마셨다. 당장 그 어느 밤 취했던 때처럼 신관의 옷을 망가뜨려 품에 안고 싶었다. 하지만 술이 없었다.
자가노스는 어금니를 씹었다. 아무것도 이 남자에게 알리고 싶지 않았다. 무엇도 인정하고 싶지 않다. 대체 자신이 무엇을 하고 싶은지 알지도 못한채 자가노스는 바야짓을 노려보았다. 

"하나만 물어보지. 형을 죽일 수 있겠나."
"네?"
"필요하다면 당신의 손으로 형을 살해할 수 있겠느냔 말이다."
"그건."

바야짓의 얼굴이 새하얗게 질렸다. 바야짓은 작은 소리로 형님께서 정말로 이대로 뜻을 꺾지 않는다면.. 하고 뒷 말은 제대로 잇지 못했다.
그럼 그렇지. 자가노스는 실망감과 안도를 동시에 느끼고 뒤를 돌았다. 바야짓은 다급히 자가노스의 손목을 붙잡았다.

"기다려 주십시오! 제가 이곳에 온 이유가 있다고 했습니다!!" 

자가노스는 의아한 얼굴로 바야짓을 보았다. 

"무슨 이유인가?" 
"전 당신에게 확신을 드린다고 했습니다."
"어떻게 증명할 텐가?" 

바야짓은 자가노스에게 단호히 말했다. 

"제 몸에 영원히 지워지지 않을 흔적을 남겨 주십시오."

자가노스는 바늘과 잉크, 소독을 위한 램프를 준비했다. 문신은 드문 양식은 아니었다. 단지 장국 사람들에게 익숙한 내용도 아니었다. 언젠가 장제에게 어떤 지방의 노예제도에 대해 말했을 때 몸에 상처를 내고, 염료를 사용하여 문신을 남긴다는 말을 한 적이 있었다. 바야짓은 얇은 옷감을 걸치고 침대 위에 앉아있었다. 자가노스가 바늘을 불에 달구어 소독한 후, 바야짓에게 다가가자 그제서야 겁을 먹은 듯 몸을 움추렸다.

"부위는?" 
"자, 장군이 결정해 주십시오."

자가노스가 바야짓의 목 쪽으로 손을 뻗자 바야짓이 퍼드득 놀라며 몸을 움추렸다. 
옷감을 쥐고 어깨로 넘기자 얇은 실크 재질이었던 그것은 스르르 뒤로 넘어가, 새얀 신관의 나신이 드러났다. 바야짓의 몸이 바르르 떨리고 있었다. 
자가노스는 아까의 불쾌한 기분을 잊고, 바야짓의 피부 위를 손가락으로 천천히 덧그렸다. 팔의 라인을 한번 타고 내려가, 다시 등 쪽으로 올라가 견갑골 부위에서 검지를 뱅글뱅글 돌렸다. 

옆구리를 쓰다듬자 하윽 소리와 함께 바야짓이 앞으로 웅크러 드렸다. 참지 못하고 침대에 쓰러뜨리자 건드리지도 않았는데 팽팽하게 선 유두가 눈에 들어왔다.
자가노스는 바야짓의 귀에 대고 음란한 말을 지껄였다. 바야짓의 얼굴이 새빨갛게 물들었다.
자가노스는 참지 못하고 바야짓의 하반신을 풀어해치고 해후를 나누기 시작했다.

 

정사로 지친 바야짓과 이야기를 나누고, 결국 문신은 깊숙한 쪽이 좋겠다는 말이 나왔다. 물의 신관이기에 의식상 물에 몸을 담근다던가 시종의 도움을 받아 옷을 갈아입는 것이 흔했기에, 치골 위쪽 부위에 작은 삼각형 두개를 그리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

"마취약을 사용할 테지만 기본적으로 바늘을 이용한 시술이기에 고통스러울 수 있다."

바야짓은 
고개를 끄덕였다. 자가노스가 준비한 진통제를 먹은 후, 입에 옷감을 문채 침대 위에 바로 누었다.
자가노스는 자신의 침대 위에 거의 전라로 누워있는 왕손을 바라보았다. 온 몸엔 자신이 안았던 흔적이 가득하고, 허벅지 사이에선 자신이 흩뿌린 정액이 아직도 흘러나오고 있었다.
자가노스는 떠오르는 정복감을 무시하고 천천히 바야짓의 살갗에 바늘을 꽂아넣었다.

"...!!"

바야짓의 몸이 팽팽하게 긴장했다. 자가노스는 경직되었다 풀어지는 근육을 세심히 관찰하며 바야짓이 적응하는 시간에 맞춰 조각을 세기기 시작했다.
살을 균일한 깊이로 꿰뚫는다. 치골과 가까운 얇은 부위의 피부를 찌르자 바야짓이 참기 힘든지 매트를 손이 새하얗게 변할 때까지 그러쥐었다.

"하..."

금방 바야짓과 자가노스 양쪽 모두 몸이 흠뻑 젖었다. 마침내 위쪽의 삼각형을 완성하고 바야짓을 바라보니 얼굴을 새빨갛게 하고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마치 제사장에게 바쳐진 양 같군. 자신이 몸을 일으키자 그제야 참았던 숨을 몰아쉬며 몸을 바들바들 떨고 있었다. 
자가노스는 자신도 모르게 상냥하게 바야짓의 이마의 땀을 닦아주었다.

바야짓은 자가노스를 바라보았다. 너무 아팠다. 뱃속까지 불로 지지는 것 같았다.
비슷한 부위를 몇번이고 찔러 이제 감각이 없어질 만도 한데도 바늘이 닿을 때마다 심장이 찔리는 것 같았다. 
그러나 그만두라고 말할 수 없었다. 알고 있을까? 자가노스 장군은 지독하게 만족스럽게 웃고 있었다. 그 얼굴은 어쩌면, 자신의 형님에게서 자주 보았던 표정과도 닮아있었다.

마침내 문신이 완성된 순간 결국 통증을 참지 못하고 바야짓은 혼절했다.
자가노스는 엉망진창으로 흐트러진 고귀한 신관을 바라보았다. 
눈물과 땀과 피와 정액으로 덮여진 이 아름다운 인간이 신을 모시는 사람이라고 믿을 수 없었다. 얇은 피부위에 새겨진 문신을 바라보았다. 그것이 이 남자의 소유가 자신임을 외치고 있었다. 

치솟는 사랑스러움을 이기지 못하고 자가노스는 자신이 새긴 상처에 입을 맞췄다.









모처에서 리퀘를 받고 썼는데 우와우아우아아아 완전히 취향이었습니다 하악하악

Posted by Karin(카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