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6. 13. 00:07

하야마와 하치만이 떡을 치게 해달라는 리퀘를 받았는데 오랫만에 캐릭터 파악을 하려니 스토리가 안나가더라구요..

고민하다 미래의 두 사람이 떡을 치면 어떻게든 되지 않을까 하고 슬쩍 미뤄버렸습니다. 하야마가 많이 캐붕이니 괜찮으신 분만 부탁드립니다 !


** 약간의 R19, 얀데레 요소, 범죄가 있습니다. 자세한 묘사는 없어 전체공개 합니다.














완벽한 세계를 믿었다. 자라면서 그것이 이뤄지기 무척 어려운 일이란 것을 알게 되었다.

하지만 실망할 일만은 아니었다. 어쩌면, 모두가 조금씩만 더 노력한다면, [모두가 사이좋은 세계]가 가능하지 않을까? 운이 좋았는지, 벽돌을 쌓아 올리듯 내가 할 수 있는 영역은 작게 크게 삐걱거림을 정리하며 하나의 고요하고 평화로은 영역을 이루게 되었다. 분명 이 방식이 가장 상처를 적게 만드는 유일한 노선이리라.


어쩌면 그도 나와 같은 것을 원했는지 모르겠다. - 누구도 손상받지 않는 것

그렇지만 그의 방식은 달랐지. - 아무도 만나지 않으면 된다.


그렇지만 하치만은 차츰 변해갔다. 어쩌면 그것이 그의 원래 모습인지도 모르겠다. 그렇다 하더라도 하치만의 세계는 나의 것과 달랐다.

이제는 서로를 상처입히지도 더 다가가지도 않게 정체되는 내 세계와는 달리, 하치만의 세계는 무척이나 불안정 하여 누군가는 상처입고, 무언가 엉망진창이고, 외부의 비난의 대상이 되기도 하였지만.

어째서인가. 나는 그 방식을 점차 부정할 수가 없게 되었다.


이름을 바르게 외우는데 한달

친구로 허락받는데 1년

키스가 이상해지지 않는데 5년

친구로도 남게 되지 않게된 6년

처음으로 범죄를 저지르게 된 13년째

그리고 처음으로 상대방을 온전히 믿을수 있게 된 13년 후의 40일 후


나는 변했다. 세상을 기만하는 것은 너를 지키는 것보다 하찮은 일이다.

너 또한 변할 수 밖에 없었다. 예전의 너라면 이런 나를 용서하지 않았을 테고 너 자신조차 인정할수 없었겠지.


우리는 서로 다른 존재이기에 같아질 수 없으나 변해간다. 

당연한 일이다. 너와 나의 세계가 충돌했기에, 나는 변했다. 그것이 때론 어색하고, 괴롭고, 혼란스러워도 부정하고 싶지 않다.

너무나도 소중하기 때문에.
















1년차

하야마란 타입은 만날 일도 없었고 만나고 싶지도 않았고 그 전에 그런 인간이 존재하는 것 자체를 상상할 수 없었다. 

인간은 이기적이다. 하야마도 결국엔 이기적인 욕구로 주변의 PEACE MAKER를 자청한게 분명하다. 그러나 그 행동은 이타적이었다.

그런 것 내가 알바 아니다. 하야마 놈이 내 곁에서 알짱거리지만 않았어도 내 뉴런이 이 일로 전기화학적 에너지를 낭비할 이유는 1도 없었다.


망할 자식. 내가 네 [이세상 가장 신선한 타입 영광의 1위]라도 되는거냐. 아니면 네가 가장 소중히 지키려 했던 그룹이 사실 너 자체에겐 아무래도 의미가 없는 인간들이었던 거냐. 아니면 모태솔로인 내가 할 말은 아니지만, 네가 나에게 보이는 관심의 1/30만 다른 여자 아무에게나 보내어 연애물의 주인공이나 되라. 나도 너 같은 얼굴의 남자주인공이 나오는 드라마라면 분하다는 감정도 없이 봐줄수도 있겠다. 왜 내 주변에서 알짱거는거냐고. 왜 결국 내가 신경쓰이게 만드는 거냐고. 


왜 내가 너를, 이해하고 싶다고 생각하게 만드는 거냐고.

 (이 시점에서 나는 이미 이놈을 졸업 후에도 연하장을 보낼수도 있는 인간에 넣었을 지도 모른다. 네 전략이 먹혔다 하야마. 진로로 영업과를 추천한다.)










5년차

이런 일이 일어날지도 모른다고 한번은, 아니 몇번은 생각했을 지도 모르겠다.

힘의 논리로 규정되는 남자의 세계에서 마치 아프리카 코끼리와 북극해의 바다사자와 같이(정정한다. 한쪽은 사실 일본의 방아깨비 였을 수도 있겠다) 달랐던 우리 둘은 왜 몇번이고 만났을까. 왜 너도 나도 어깨의 힘을 뺀지 오래 되었는데도, 침묵이 대화의 반 이상을 차지할 수 밖에 없었을까. 


술에 취한 사람은 없었다. 동성의 첫키스는 다른 이를 통해 망상한 적이 있기 때문에 생각보다 불쾌하지 않았다.

그저 아득했다. 너와 나는 어울리지는 않아도, 친구였지는 않았나. 그러나 이것은 변명이다.


나는 싫지않도 두렵지 않았다. 그저 내 손에 맡겨진 총알을 보았다. 너를 영원히 차단할 방아쇠를 당길 수 없었다. 






6년차

바람둥이 죽어라. 잘생겼으니 할복이 좋겠다. 남자는 하반신의 짐승이다. 나는 아메바다. 나는 쾌락의 노예다. 살고싶지 않다. 부모님 죄송합니다. 항문에 성감대를 만든 신은 할복하는게 좋겠어. 아니 잠깐. 내가 하야마를 깔면 왜 안된다는 거지? 이건 성기 크기와 성능력이 관계 있을지도 모른다는 세간의 선입견에 불가능한데!








7년차가 되지 못하고

그런 말 하지 않았더라면

아니 그런 문자 보지 않았더라면

알고 있었다. 어쩌면 그건 내 문제였을 수도 있다고.

모르겠다. 왜 그랬을까. 정말 이렇게 될 줄 몰랐나. 결혼이라도 할 줄 알았냐.

내겐 무리였어. 하지만 너도 감당할 수 없었잖냐.


첫 시작부터 잘못된걸 알고 있었다. 미친 놈은 네가 아니라 나였을거다. 

왜 고백을 받아줬던 걸까. 하지만 애초에 내가 그 녀석을 외면할 수 있기는 했나.

가슴을 쳐도 목이 막혀 아무 소리도 낼 수가 없었다. 너와 나, 머리가 좋았던 거 아니었어? 이렇게 까지 안 맞는게 분명한데, 어째서 서로를 지나치지 못했던 거냐. 왜 그렇게 정을 쌓아 버린거냐. 어린날의 멍청이들. 다른 사람들과 다를것도 없는 과정이잖아.


제발 행복해라. 개자식아.













13년째


나는 어떻게든 나이가 들었기에 그리고 내 어린날이 너무 가슴아파서 더는 괴로운 일이 없을 줄 알았어. 이렇게 아플 수 있다는 걸 상상하지 조차 못했어.

이건 잘못된거지.그렇지?

그런데 말야. 


나는 너를















13년 하고 40일


영화에 나올 일 아닌가. 아니 어쩌면 너무 흔한 소재라 채용되지 않을 지도 모른다.

나는 너를 용서하고 싶지는 않아. 그래서는 안된다고 생각해.

무섭다. 혹시 네가 그렇게 된 것은 나 때문은 아닌가.

그렇지만 내가 하려는 것을 철회하고 싶지 않다. 영원히 상처가 남게 된 오른손을 들어, 당분간 움직이지 않을 너의 왼손을 끌어올린다.

눈물로 얼룩지고 무엇도 기대할수 없다는 얼굴을 조심스레 끌어안았다. 하지만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


책임지고 싶다. 더 노력해보고 싶다. 다시 시작해보자.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 호모의 치정싸움이라니 최악이다. 그 주인공이 너와 내가 된 것에 대해 신의 저주를 바란다. 그런데 품안의 상대가 너무도 떨어서 한순간도 몸을 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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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위글을 리퀘받았는데 설정과 큰 줄거리만 짜놓다니 언젠간 더 만회해야겠네요 헤헷.. 


오랫만에 쓴 글이라 말도 안되도록 허술하게 썼습니다. 쓰면서는 큰 숙제를 해낸 느낌입니다. 하치만이 하야마를 좋아하게 되기가 너무 어려워요 우우 하야마 분발해라 우우

Posted by Karin(카린)